2026년 1월 1일부터 일명 '구하라법'이 시행되었습니다. 자녀를 양육하지 않은 부모가 자녀 사망 후 재산을 상속받는 것을 제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2019년 세상을 떠난 가수 구하라 씨의 오빠가 입법을 청원한 지 약 6년 만에 빛을 본 법안입니다. 저도 주변에서 비슷한 사연을 들은 적이 있어서 이 법이 통과되었을 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구하라법의 핵심 내용과 실제 적용 방법에 대해 정리해드리겠습니다.
구하라법이 만들어진 배경
이 법안의 이름이 된 구하라 씨 사건부터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2019년 구하라 씨가 사망한 후, 어린 시절 가정을 떠나 20여 년간 연락조차 없었던 친모가 빈소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유산의 절반을 상속받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빠 구호인 씨는 이에 맞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양육한 아버지의 기여분을 인정해 상속 비율을 6대 4로 조정했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상속을 배제할 수는 없었습니다. 기존 민법에서는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상속권을 박탈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구호인 씨는 "제 동생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같은 일로 고통받는 가정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며 입법 청원을 시작했습니다. 법안은 20대, 21대 국회에서 발의되었으나 정쟁에 밀려 임기 만료로 폐기되었고, 22대 국회에서 2024년 8월에야 통과되어 2026년 1월 1일 시행에 이르렀습니다.
기존 법의 한계
사실 이전에도 상속을 받지 못하게 하는 제도가 있긴 했습니다. 민법 제1004조의 '상속결격' 규정입니다. 그런데 이 규정은 피상속인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경우, 유언을 위조하거나 방해한 경우 등 극단적인 상황만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양육비를 한 번도 주지 않았거나, 자녀를 수십 년간 방치하고 연락조차 하지 않은 경우는 상속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도 일관되게 "부양 의무 위반만으로는 상속권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결해왔습니다. 혈연관계가 있으면 자동으로 상속인이 되는 구조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자녀를 양육한 적 없는 부모가 자녀 사망 후 나타나 재산을 가져가는 일이 종종 발생했습니다.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었기에 많은 분들이 억울함을 호소해왔습니다.
구하라법의 핵심 내용
새로 시행되는 민법 제1004조의2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첫째,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입니다. 자녀가 미성년일 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거나, 장기간 자녀를 방치하고 돌보지 않은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단순히 사이가 멀어졌다는 정도가 아니라 '중대한 위반'이어야 합니다.
둘째, 피상속인 또는 그 배우자, 직계비속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한 경우입니다. 자녀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학대한 경우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셋째, 피상속인에게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입니다. 범죄까지는 아니더라도 심각하게 부당한 처우가 있었다면 상속권 상실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전 상속결격 제도가 살인이나 유언 위조 같은 극단적 상황만 다루었던 것과 달리, 구하라법은 실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방임, 학대, 양육 포기 등을 상속권 상실 사유로 인정한 것입니다.
상속권 상실을 청구하는 방법
상속권 상실은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생전에 미리 조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피상속인이 살아 있을 때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해당 부모의 상속권 상실 의사를 표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유언을 남겨두면 사망 후 유언집행자가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하게 됩니다.
유언을 남기지 못한 경우에도 방법이 있습니다. 공동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 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해당 사유가 있는 사람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기한을 놓치면 청구할 수 없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법원은 관계의 경위, 책임 회피의 정도, 상속재산의 형성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상속권 상실 여부를 결정합니다. 양육비 체납 기록, 주변인의 진술, 상담기관 기록, 폭력 정황, 연락 단절 증거 등이 판단 자료로 활용됩니다.
소급 적용 여부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구하라법은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지만, 2024년 4월 25일 이후에 상속이 개시된 사건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이 가능합니다. 2024년 4월 25일은 헌법재판소가 유류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날입니다.
따라서 2024년 4월 25일 이후 가족 구성원이 사망했고,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가 상속을 주장하고 있다면 구하라법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해당되시는 분들은 전문가와 상담해보시기 바랍니다.
대습상속도 차단됩니다
상속권 상실이 인정되면 해당 부모의 상속권만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 부모의 다른 자녀나 배우자가 대신 상속받는 대습상속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상속권 상실의 효과가 확실하게 적용되도록 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렇게 하세요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가 있고, 향후 상속 문제가 걱정되시는 분들께 몇 가지 조언을 드립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정증서 유언을 작성해두는 것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상속권 상실 의사를 명확히 표시해두면 사후에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유언장은 공증사무소에서 공정증서 형태로 작성하시면 됩니다.
증거를 보관해두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양육비 미지급 기록, 연락 단절 증거, 폭력이나 방임 정황을 보여주는 자료 등을 정리해두시면 나중에 법원 심판 과정에서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학교, 병원, 복지기관의 보호자 기록이나 제3자의 진술도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도 권합니다. 상속 문제는 복잡한 경우가 많고, 개별 상황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본인 상황에 맞는 대비책을 마련해두시기 바랍니다.
'생활법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개인통관고유부호, 2026년부터 매년 갱신해야 합니다 (0) | 2026.01.25 |
|---|---|
| 모욕죄 vs 명예훼손, 뭐가 다를까? 처벌 수위 10배 차이 나는 이유 (0) | 2026.01.24 |
| 2026년 달라지는 근로자 제도, 이것만 알면 됩니다 (1) | 2026.01.24 |
| 2026년 연차휴가, 내 연차는 몇 개일까요? (0) | 2026.01.24 |
| 설날 음주운전, "명절이라 봐주겠지" 생각하면 큰일 납니다 (0) | 2026.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