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들어 저체온증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질병관리청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2025년 12월부터 2026년 1월 현재까지 신고된 한랭질환자 중 약 94%가 저체온증 환자입니다. 그중 68%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층입니다. 추위가 직접 원인이 되어 생명을 위협하는 저체온증, 증상을 제대로 알고 대처법을 숙지해두면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저체온증이란 무엇인가
의학적으로 저체온증은 심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심부 체온이란 심장, 폐 등 내부 장기의 평균 온도로, 정상적으로는 약 37도 전후를 유지합니다. 겨드랑이나 이마에서 측정하는 표면 체온과는 다릅니다. 직장 체온이나 고막 체온이 35도 미만이면 저체온증으로 진단합니다.
우리 몸은 추위에 노출되면 떨림, 근육 긴장, 대사량 증가 등을 통해 스스로 체온을 유지하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어 기전이 열 손실을 따라가지 못하면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체온이 낮아지면 혈액 순환과 호흡, 신경계 기능이 느려지고, 심하면 심장이 멈춰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저체온증의 단계별 증상
저체온증은 체온에 따라 경증, 중등도, 중증 세 단계로 나뉩니다. 각 단계별 증상을 알아두면 초기에 발견하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경증 저체온증은 심부 체온 33도에서 35도 사이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몸이 심하게 떨리고 치아가 부딪힙니다. 피부와 입술이 창백해지거나 푸르스름하게 변하고, 손발에 닭살이 돋습니다. 발음이 어눌해지고, 비틀거리며 걷게 되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 단계에서는 의식이 있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중등도 저체온증은 심부 체온 29도에서 32도 사이입니다. 떨림 현상이 멈추고 움직임이 둔해집니다. 근육이 뻣뻣해져 잘 움직일 수 없게 되고, 극도의 피로감을 느낍니다. 동공이 확장되고 심장 박동과 호흡이 느려집니다. 건망증, 기억 상실, 환각 증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피부가 얼음장처럼 차갑고 푸른색으로 변합니다.
중증 저체온증은 심부 체온 28도 이하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맥박수와 호흡수가 심하게 감소해 마치 사망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의식을 잃고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증 저체온증의 사망률은 50%에서 90%까지 보고된 바 있습니다.
특이한 현상으로 "모순적 탈의"가 있습니다. 저체온증 말기에 환자가 스스로 옷을 벗는 행동입니다. 체온 조절 중추가 마비되면서 오히려 뜨겁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동사자가 속옷 차림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것이 저체온증의 특징적인 증상입니다.
누가 위험한가
고령자는 저체온증에 특히 취약합니다. 나이가 들면 체온 유지 능력이 떨어지고, 자율신경계 기능과 혈관 방어 기전이 저하됩니다. 추위를 잘 느끼지 못해 보온 조치를 제때 취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자료에서도 환자의 약 70%가 65세 이상 고령층입니다.
영유아도 위험합니다. 소아는 체표 면적이 상대적으로 넓어 열 손실이 많고, 체온을 유지하는 능력이 성인보다 떨어집니다. 스스로 추위를 피하거나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만성 질환자 역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심장 질환, 혈관 질환, 신경계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부신 기능 저하증,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 당뇨병 환자도 체온 조절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음주자도 위험군입니다. 알코올은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 체열 손실을 촉진합니다. 또한 판단력을 흐리게 해 추위를 인지하지 못하고 적절한 보온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겨울철 음주 후 야외에서 잠이 드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노숙인, 독거노인, 등산객, 캠핑족도 저체온증 고위험군입니다. 환자 발생 시간대를 보면 오전 6시에서 9시 사이가 가장 많은데, 새벽 기온이 가장 낮아지는 시간대와 일치합니다. 발생 장소는 실외가 약 78%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응급처치, 이렇게 하세요
저체온증 환자를 발견하면 가장 먼저 환자를 추운 환경에서 따뜻한 곳으로 옮깁니다. 젖은 옷은 벗기고 마른 담요나 옷으로 몸 전체를 감싸줍니다. 이때 머리도 반드시 덮어야 합니다. 체온 손실의 50% 이상이 머리를 통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경증 저체온증이라면 담요로 감싸고 따뜻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만으로 회복할 수 있습니다. 의식이 있으면 따뜻한 음료와 당분이 든 음식을 섭취하게 합니다. 40도 정도의 온탕에서 몸을 데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중등도 이상의 저체온증이라면 겨드랑이, 목, 배 등 몸통 부위에 따뜻한 물주머니나 핫팩을 대어 중심 체온을 올려줍니다. 손발 같은 말단 부위보다 몸통을 먼저 따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단을 먼저 데우면 차가운 혈액이 심장으로 급격히 돌아가 오히려 중심 체온이 더 떨어지는 "애프터드롭"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증 저체온증 환자는 즉시 119에 신고하고 병원으로 이송해야 합니다. 이때 환자를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심장 근육이 불안정한 상태이므로 거칠게 움직이면 심실세동이 발생해 심장이 멈출 수 있습니다. 환자를 똑바로 눕힌 채 최소한으로 움직이며 이송합니다.
저체온증 환자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마사지나 손으로 문지르는 행동은 금물입니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환자에게는 작은 자극도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음료를 먹이는 것도 위험합니다. 질식의 위험이 있습니다. 알코올 섭취도 금지입니다. 알코올은 체열 손실을 촉진합니다.
저체온증 예방수칙
추운 날씨에 외출할 때는 내복을 입고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것이 좋습니다. 겹쳐 입으면 옷 사이에 공기층이 생겨 보온 효과가 높아집니다. 모자, 목도리, 장갑으로 열 손실이 많은 부위를 보호합니다. 외출 전에는 기상청 체감온도를 확인하고, 한파 특보가 발령되면 야외 활동을 자제합니다.
고령자는 추운 날씨에 실외 활동을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실내에서도 적절한 난방을 유지하고, 새벽이나 밤에는 특히 보온에 신경 써야 합니다. 혼자 사는 어르신이 계시다면 가족이나 이웃이 자주 안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등산이나 캠핑 등 야외 활동 시에는 여분의 옷과 방한 용품을 충분히 준비합니다. 음주는 체온 조절 능력을 떨어뜨리고 판단력을 흐리게 하므로 야외에서는 삼가야 합니다. 등산 중 땀이 많이 났다면 마른 옷으로 갈아입어 젖은 상태로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합니다.
병원에 꼭 가야 하는 경우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의식이 혼미하거나 잃은 경우, 떨림이 멈추고 근육이 뻣뻣해진 경우, 피부가 푸른색으로 변한 경우, 심장 박동이나 호흡이 느려진 경우입니다. 건강한 사람에게 발생한 경증 저체온증은 대부분 후유증 없이 회복되지만, 중등도 이상이거나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병원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재가온 요법을 시행합니다. 경증에는 담요나 가온 담요를 이용하고, 중등도 이상에는 따뜻한 수액 투여, 복막 투석, 위세척 등 적극적인 내가온법을 사용합니다. 심전도 감시를 통해 부정맥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동반된 질환에 대한 치료도 함께 진행합니다.
저체온증이 의심된다면 우선 환자를 따뜻한 곳으로 옮기고 젖은 옷을 벗긴 뒤 담요로 감싸주세요. 의식이 있으면 따뜻한 음료를 마시게 하고, 의식이 없거나 증상이 심하면 즉시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하세요. 추운 겨울, 나와 가족의 체온을 지키는 것이 곧 생명을 지키는 일입니다.
'생활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겨울철 식중독,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급증하는 이유와 대처법 (1) | 2026.01.24 |
|---|---|
| 겨울만 되면 온몸이 가렵다면, 피부건조증을 의심해보세요 (0) | 2026.01.24 |
| 겨울만 되면 온몸이 가렵다면, 피부건조증을 의심하세요 (0) | 2026.01.23 |
| 식중독은 여름에만 걸린다? 겨울이 더 위험한 노로바이러스의 진실 (0) | 2026.01.23 |
| 한파에 손발 감각 없어지면 동상 초기 증상, 절대 하면 안 되는 응급처치 3가지 (0) | 2026.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