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파가 기승입니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니까 올겨울 들어 벌써 한랭질환자가 106명이나 발생했고, 그중 3명이 사망했다고 해요. 사망자 전원이 고령층이었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동상이나 저체온증은 남의 일처럼 느껴지시죠? 산악사고나 조난당한 사람들 얘기 같고요. 그런데 통계를 보면 한랭질환의 79%가 일상적인 실외 활동 중에 발생합니다. 출퇴근길, 야외 작업, 심지어 잠깐 나갔다 오는 사이에도 생길 수 있다는 거예요. 이게 핵심이거든요. 추운 날 밖에 나가는 분이라면 누구나 알아둬야 할 내용입니다.
동상, 생각보다 빨리 옵니다
동상이 뭐냐면요, 추위 때문에 피부랑 그 아래 조직이 얼어버리는 겁니다. 우리 몸은 추우면 심장이랑 뇌 같은 중요한 장기를 보호하려고 손발 쪽 혈관을 수축시켜요. 따뜻한 피를 몸 중심으로 보내버리는 거죠. 그래서 손끝, 발끝, 코, 귀, 뺨 같은 말단 부위가 제일 먼저 얼게 됩니다.
동상은 정도에 따라 네 단계로 나뉩니다. 1도는 피부가 빨갛게 되고 따끔거리는 정도예요. 이 단계에서 실내로 들어가면 대부분 괜찮아집니다. 2도가 되면 물집이 잡히기 시작해요. 3도는 피부에 궤양이 생기고, 4도까지 가면 피부 깊숙이 괴사가 일어납니다. 4도 동상은 심하면 절단까지 가요. 농담이 아닙니다.
초기 증상을 알아두셔야 해요. 손발이 저리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면 이미 경고 신호입니다. 피부가 창백해지거나 누런 회색빛으로 변하고, 만졌을 때 딱딱한 느낌이 들면 동상을 의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심해지면 오히려 통증이 사라져요. 감각이 아예 없어지는 거죠. 그때는 이미 심각한 상태입니다.
저체온증은 더 무섭습니다
동상이 부분적인 문제라면 저체온증은 전신 문제입니다. 체온이 35도 아래로 떨어지면 심장, 폐, 뇌 같은 중요 장기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해요. 중증 저체온증의 사망률이 50-80%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다들 아시잖아요, 사람 체온이 36.5도 정도라는 거. 불과 1-2도 떨어지는 것만으로도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저체온증도 단계가 있어요. 경증은 체온 34도 이상인 상태입니다. 의식은 있는데 몸을 심하게 떨고, 말이 어눌해지고, 비틀거리면서 잘 넘어집니다.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도 특징이에요. 이 단계에서 조치하면 대부분 회복됩니다.
문제는 중증입니다. 체온 34도 아래로 내려가면 역설적으로 떨림이 멈춰요. 떨 힘도 없는 거죠. 팔다리가 뻣뻣해지고, 피부가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면서 푸른색으로 변합니다. 맥박과 호흡이 느려지고 동공이 커져서 마치 사망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해요. 이 상태가 되면 일반인이 살렸다 죽였다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납니다. 무조건 119 불러야 합니다.
특히 조심하셔야 할 게, 저체온증 환자 중 21%가 음주 상태였다는 겁니다. 술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일시적으로 따뜻한 느낌이 들거든요. 그래서 추위를 잘 못 느껴요. 실제로는 체온이 더 빨리 빠져나가는데도 말이죠. 연말연시 회식 후 걸어서 귀가하시다가 사고 나는 분들 많습니다.
잘못 알려진 응급처치, 이거 하시면 안 됩니다
동상이나 저체온증에 걸렸을 때 잘못된 응급처치를 하면 상황이 더 나빠집니다. 많이들 오해하시는 것 몇 가지 정리해 드릴게요.
첫째, 동상 부위를 눈이나 얼음으로 문지르면 안 됩니다. 혈액순환에 도움이 될 것 같지만 반대예요. 동상으로 손상된 조직이 약해져 있어서 추가로 손상됩니다.
둘째, 동상 부위를 직접 불에 쬐면 안 됩니다. 감각이 둔해져 있어서 뜨거움을 못 느껴요. 그러다 화상까지 입습니다. 동상에 화상이 겹치면 정말 심각해집니다.
셋째, 물집이 잡혔다고 터뜨리시면 안 됩니다. 감염 위험이 높아져요. 병원에서 멸균 상태로 처치받으셔야 합니다.
넷째, 술 마시면 몸이 따뜻해진다는 건 착각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오히려 체온 손실을 가속화합니다. 저체온증 환자한테 술 먹이시면 절대 안 됩니다.
제대로 된 응급처치는 이렇게 합니다
동상이 의심되면 가장 먼저 따뜻하고 건조한 공간으로 이동하세요. 젖은 옷, 꽉 끼는 양말이나 장갑, 반지나 시계 같은 건 다 벗겨야 합니다. 혈액순환에 방해되거든요.
가장 효과적인 응급처치는 37-42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담그는 겁니다. 뜨거운 물이 아니에요. 미지근하다 싶을 정도면 됩니다. 피부가 말랑말랑해질 때까지 30분에서 1시간 정도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주세요. 물이 식으면 따뜻한 물을 보충해서 온도를 맞춰야 합니다.
저체온증 환자라면 일단 젖은 옷을 벗기고 마른 담요로 온몸을 감싸주세요. 머리도 반드시 감싸야 합니다. 체온 손실의 50% 이상이 머리를 통해 일어나거든요. 의식이 있고 삼킬 수 있는 상태라면 따뜻한 음료를 조금씩 마시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건, 의식이 저하된 중증 저체온증 환자는 함부로 체온을 올리면 안 된다는 겁니다. 체온을 올리는 과정에서 심장 부정맥이 발생해서 사망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담요로 체온 유지만 해주시고 빨리 119 부르셔야 합니다.
병원 가야 하는 경우, 확실하게 알아두세요
가벼운 동상이나 저체온증은 집에서 회복되지만, 다음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셔야 합니다.
동상 부위에 물집이 생겼거나 피부색이 검게 변했을 때, 진통제를 먹어도 통증이 지속될 때, 2시간 넘게 따뜻하게 해줘도 감각이 돌아오지 않을 때는 병원 가셔야 합니다.
저체온증의 경우 격렬한 몸 떨림이 지속되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졸림 증상이 나타나거나, 걷기 어려울 정도의 이상이 있으면 중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지체 없이 응급실로 가셔야 해요.
예방이 최선입니다
한랭질환은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외출할 때 옷은 두껍게 한 벌 입는 것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게 낫습니다. 공기층이 단열재 역할을 해서 보온 효과가 더 좋아요. 방풍 기능이 있는 겉옷을 입으시면 더 좋고요.
손, 발, 귀, 코 같은 말단 부위는 특히 신경 쓰셔야 합니다. 장갑, 따뜻한 양말, 모자, 목도리는 필수입니다. 겨드랑이, 머리, 목은 심장에 가깝고 큰 혈관이 지나가는 곳이라 보온이 더 중요해요.
야외 활동을 하실 때는 1시간마다 따뜻한 실내에서 체온을 회복하시는 게 좋습니다. 땀이 나면 젖은 옷을 바로 갈아입으세요. 젖은 옷은 체온을 급격하게 빼앗아 갑니다. 그리고 날씨가 추운 날은 음주를 자제하시고, 피로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야외 활동하시는 것도 피하세요.
고령층과 어린이, 더 조심하셔야 합니다
고령층은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져서 한랭질환에 특히 취약합니다. 올겨울 한랭질환 사망자 3명이 전부 고령층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줍니다. 어르신들은 한파 시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시고, 실내에서도 적정 온도를 유지하셔야 해요. 가족분들도 어르신이 한파에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 써주셔야 합니다.
어린이도 성인에 비해 체온 유지 능력이 약합니다. 아이들은 추워도 놀이에 빠져서 잘 표현을 안 해요. 부모님이 주기적으로 아이 손발을 만져보시고, 피부색이 창백해지거나 떨림이 심하면 즉시 실내로 데려오셔야 합니다.
당뇨나 심뇌혈관질환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분들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추위에 노출되면 증상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거든요. 만성질환자분들은 겨울철 외출 시 평소보다 더 철저하게 보온하시고,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바로 실내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다만 동상이나 저체온증 증상이 심하거나, 회복이 안 되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특히 물집이 잡히거나 피부색이 변했다면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병원에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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