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매년 연말정산 하고 나서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분명 1년 내내 열심히 돈 썼는데, 환급은 고작 몇만 원이라니. 주변에서는 몇십만 원 돌려받았다는데 나만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요. 저도 예전에 그랬습니다. 알고 보니 챙길 수 있는 공제를 여러 개 놓치고 있었더라고요.
2025년 연말정산 시즌이 한창입니다. 올해는 달라진 점도 꽤 있고, 새로 생긴 공제 항목도 있습니다. 지금부터 많은 분들이 놓치기 쉬운 공제 항목들을 하나씩 짚어드릴게요.
간소화 서비스만 믿으면 안 되는 이유
국세청 홈택스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정말 편리해졌습니다. 클릭 몇 번이면 대부분의 자료가 자동으로 뜹니다.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있습니다. 모든 자료가 자동으로 반영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간소화 서비스에서 자동으로 조회되지 않는 항목들이 있습니다.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구입비를 현금으로 결제했다면 영수증을 따로 챙겨야 합니다. 보청기 구입비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시원 월세, 해외 교육비, 일부 종교단체 기부금도 자동으로 뜨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부양가족 자료는 꼭 확인해야 합니다. 부모님이나 자녀의 의료비, 교육비, 카드 사용액을 공제받으려면 해당 가족이 자료제공 동의를 해줘야 합니다. 이걸 깜빡하면 공제 자체를 못 받습니다.
올해 새로 생긴 공제, 챙기셨나요
2025년 연말정산부터 달라진 점이 꽤 있습니다. 모르고 지나치면 손해입니다.
먼저 자녀세액공제 금액이 올랐습니다. 8세 이상 20세 이하 자녀가 있다면 1명당 25만 원, 2명이면 55만 원, 3명이면 95만 원을 공제받습니다. 작년보다 자녀 1인당 10만 원씩 늘어난 금액입니다.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부모도 동일하게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만 6세 이하 영유아 의료비는 이제 한도 없이 전액 공제됩니다. 예전에는 의료비 공제 한도가 있었는데, 영유아에 한해서는 그 한도가 사라졌습니다. 아이가 어려서 병원 갈 일이 많은 가정이라면 꼭 챙기셔야 합니다.
산후조리원 비용도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총급여 7천만 원 이하인 분들만 공제받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소득과 관계없이 출산 1회당 200만 원 한도로 세액공제가 가능합니다.
2025년 7월 1일 이후 수영장이나 헬스장 이용료를 카드로 결제한 금액도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기존에는 도서, 공연, 영화, 박물관, 미술관만 문화비 공제 대상이었는데 체육시설까지 확대된 것입니다.
신용카드 공제, 제대로 이해하고 계신가요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많이들 알고 계시지만, 정확히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단 총급여의 25%까지는 공제가 안 됩니다. 연봉이 5천만 원이라면 1,250만 원까지는 아무리 카드를 써도 공제 대상이 아닙니다. 그 금액을 초과한 부분부터 공제가 시작됩니다.
공제율은 결제 수단마다 다릅니다. 신용카드는 15%,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은 30%입니다. 전통시장과 대중교통 사용분은 40%까지 공제율이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총급여의 25%를 채울 때까지는 혜택 좋은 신용카드를 쓰고, 그 이후부터는 체크카드나 현금을 쓰는 게 유리합니다.
올해 특별히 챙길 게 하나 있습니다. 2024년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전년도 대비 105%를 초과했다면, 그 초과분의 10%를 연 100만 원 한도로 추가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작년보다 카드를 많이 썼다면 이 부분도 확인해 보세요.
다만 공제가 안 되는 항목도 있습니다. 세금, 공과금, 통신비, 인터넷 사용료, 신차 구입비, 해외 결제, 면세점 구매는 아무리 카드로 결제해도 소득공제 대상이 아닙니다.
월세 살고 있다면 꼭 확인하세요
월세 세액공제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놓치고 있습니다. 조건만 맞으면 상당히 큰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총급여 8천만 원 이하 무주택 근로자라면 월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올해부터 소득 기준이 7천만 원에서 8천만 원으로 올랐고, 공제 한도도 75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월세의 17%를 세액공제 받는 것이니, 연간 월세가 600만 원이라면 100만 원 넘게 돌려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아파트뿐 아니라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고시원도 공제 대상입니다. 다만 본인이 직접 거주해야 합니다. 자녀가 다른 지역에서 학교 다니면서 오피스텔에 살고 있다면, 그 월세는 부모가 공제받을 수 없습니다. 본인 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월세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임대차계약서와 월세 이체 내역이 필요합니다. 간소화 서비스에서 자동으로 뜨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직접 챙겨서 제출해야 합니다. 홈택스에서 월세 현금영수증 발급 신청을 해두면 다음 연말정산부터는 자동으로 반영됩니다.
부양가족 공제, 실수하면 가산세까지
부양가족 공제에서 실수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맞벌이 부부가 부모님을 중복으로 공제받거나, 형제자매가 같은 부모님을 각자 공제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추가 세금에 가산세까지 내야 합니다.
기본공제 대상이 되려면 부양가족의 연간 소득금액이 100만 원 이하여야 합니다.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에는 총급여 500만 원 이하입니다. 부모님이 작년에 부동산을 팔아서 양도소득이 생겼거나, 연금을 받고 계시다면 소득 요건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배우자가 육아휴직 중이라면 육아휴직급여는 비과세 소득이라 소득금액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배우자가 육아휴직급여로 연간 1,440만 원을 받았더라도 다른 소득이 없다면 배우자 기본공제가 가능합니다.
자녀가 근로장학금을 받았다면 이것도 비과세 소득입니다. 대학생 자녀가 학교에서 근로장학금을 받았더라도 기본공제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기부금, 이월해서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기부금 공제를 깜빡 놓치신 분들 계신가요. 다행히 기부금은 10년간 이월해서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2024년 이전에 기부하고 공제받지 못한 특례기부금이나 일반기부금이 있다면 올해 연말정산에서 챙길 수 있습니다. 특히 2021년과 2022년에 기부한 금액은 공제율이 한시적으로 올랐던 시기입니다. 1천만 원 이하는 20%, 1천만 원 초과분은 35%의 공제율이 적용됩니다. 이 시기에 기부하고 공제를 못 받았다면 지금이라도 챙기는 게 좋습니다.
고향사랑기부제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본인 주소지 외의 지자체에 10만 원을 기부하면 전액 세액공제되고, 거기에 3만 원 상당의 답례품까지 받습니다. 사실상 13만 원의 혜택을 받는 셈입니다. 10만 원 초과분은 16.5%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됩니다.
중소기업 다니신다면 감면 혜택 확인하세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라면 소득세 감면 혜택이 있습니다. 15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 근로자는 취업일로부터 5년간 소득세의 90%를 연간 200만 원 한도 내에서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60세 이상이거나 장애인, 경력단절자의 경우에는 취업일로부터 3년간 소득세의 70%를 감면받습니다. 올해부터는 경력단절 여성뿐 아니라 경력단절 남성도 감면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자녀 육아나 교육 때문에 퇴직했다가 다시 중소기업에 취업한 경우라면 해당됩니다.
이 감면을 받으려면 회사에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신청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알아서 해주는 게 아니라 본인이 신청해야 적용됩니다.
연금저축, 한도까지 채우셨나요
연금저축과 퇴직연금(IRP)은 세액공제 효과가 확실한 항목입니다. 연금저축은 연 600만 원, 퇴직연금과 합하면 연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납입액의 15%, 그 이상이라면 12%를 세액공제 받습니다. 한도인 900만 원을 채웠다면 최대 148만 5천 원까지 환급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아직 연금저축이나 IRP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가입해서 내년 연말정산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놓쳤다면 경정청구로 돌려받으세요
이미 연말정산을 끝냈는데 놓친 공제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정청구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연말정산 이후 5년 이내에 누락된 공제 항목이 있다면 국세청에 경정청구를 신청해서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홈택스에서 직접 신청할 수 있고, 누락된 자료를 첨부하면 됩니다. 과거에 놓쳤던 월세 공제나 기부금 공제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챙길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것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자료를 조회한 후, 자동으로 뜨지 않는 항목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안경 구입비, 월세 납부 내역, 종교단체 기부금 등은 직접 영수증을 챙겨야 합니다. 부양가족 자료제공 동의가 되어 있는지도 확인하시고요.
올해 새로 생긴 공제 항목 중 본인에게 해당되는 게 있는지 체크하세요. 영유아 의료비 한도 폐지, 산후조리원 비용 소득 기준 폐지, 체육시설 이용료 공제 신설 등이 있습니다.
혹시 과거에 놓친 공제가 있다면 경정청구를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해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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