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에 웬 식중독이냐고요?
식중독 하면 보통 덥고 습한 여름을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겨울철에도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저도 예전에 겨울에 굴을 먹고 하루 종일 화장실을 들락거렸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 알게 됐죠, 겨울에 더 기승을 부리는 식중독균이 있다는 걸요.
바로 노로바이러스예요.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번식력이 떨어지는데, 노로바이러스는 오히려 추운 날씨에 활동이 더 활발해져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9~2023년 발생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243건 중 절반에 가까운 119건이 12월부터 이듬해 2월 사이에 발생했어요.
노로바이러스가 뭔가요?
노로바이러스는 비세균성 급성 위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예요. 1968년 미국 오하이오 주 노웍(Norwalk)에서 처음 발견되어 노웍 바이러스라고 불리다가, 발음하기 쉽게 노로바이러스로 바뀌었어요.
이 바이러스는 사람의 소장이나 대장에서만 증식하고, 자연환경에서는 장기간 생존이 가능해요. 영하 20℃에서도 살아남고, 심지어 영하 80℃에서도 생존해요. 60℃에서 30분 동안 가열해도 감염성이 유지될 정도로 저항성이 강해요.
일반 수돗물의 염소 농도에서도 활성이 상실되지 않아서 물로만 씻어서는 제거가 안 돼요.
왜 겨울에 더 많이 발생할까요?
겨울에는 기온이 낮아서 어패류나 해산물이 상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익히지 않고 먹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9~12월이 제철인 굴은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의 대표적인 매개체예요.
또한 추운 날씨에는 찬물 때문에 배변 후 손을 충분히 깨끗하게 씻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요. 그만큼 감염 확률도 높아지는 거죠.
노로바이러스는 단 10개의 입자로도 쉽게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매우 높아요. 감염자의 대변이나 구토물, 침, 오염된 손을 통해서도 전파되기 때문에 한 명이 걸리면 가족 전체가 감염되기 쉬워요.
어떻게 감염되나요?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해서 감염돼요. 굴이나 조개 같은 갑각류, 오염된 지하수, 가열하지 않은 생채소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어요.
사람 간 전파도 흔해요. 감염자의 대변이나 구토물에 오염된 바이러스가 입을 통해 몸으로 들어오면 감염을 일으켜요. 감염자가 만진 문손잡이, 수도꼭지, 식기, 변기 등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어요.
전염성은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에 가장 강하고, 회복 후 3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 전염성이 유지돼요.
노로바이러스 증상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12~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갑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나요.
구토가 가장 흔한 증상이에요. 하루 종일 계속 토악질을 하게 되는데, 나중에는 나올 것도 없어서 쓰디쓴 위액만 나와요. 설사도 심해요. 물처럼 묽은 설사가 하루 4~8회 정도 나타나요. 복통, 오한,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요.
소아는 구토가 흔하고 성인은 설사가 주로 나타나요. 발열은 감염된 환자의 절반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해요.
노로바이러스 장염은 소장에 염증을 일으키지 않는 형태의 감염이라 설사에 피가 섞이거나 점액성 설사가 나오지는 않아요.
증상 진행 과정
발병 0일차에는 속이 갑자기 더부룩해지고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 들어요. 소화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고 상당히 피곤해요.
몇 시간 경과 후 구역질 증상이 느껴지기 시작해요. 이후 본격적인 구토와 설사가 시작되면서 지옥 같은 시간이 시작돼요.
대부분 2~3일 동안 증상이 지속되다가 빠르게 회복돼요. 길어도 5일 이내에는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특별한 항바이러스제는 없어요.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아요. 백신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어요.
치료는 주로 수분을 공급해서 탈수를 교정해주는 보존적 치료가 이뤄져요. 구토나 설사가 심한 경우 추가적인 약물을 사용하기도 해요.
탈수 방지를 위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게 중요해요. 이온 음료를 마셔도 되지만, 탄산음료나 과일주스는 피하는 게 좋아요.
두통이나 열감이 있으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진통제를 복용하세요. 덱시부프로펜 같은 소염진통제는 구토, 복통, 설사 등 소화기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서 피하는 게 좋아요.
주의해야 할 점
구토와 설사는 체내의 독소를 배출시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이에요. 설사를 강제로 멈추게 하는 약을 함부로 써서는 안 돼요.
가벼운 탈수는 수액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당뇨나 면역 저하, 심한 복통 등의 합병증이 있거나 노인, 영유아인 경우엔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요.
탈수 증상이 심해지면 발열,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어요.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으세요.
고위험군은 더 조심하세요
어린이, 노인,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서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요. 80세가 넘으면 단순 식중독만으로도 사망할 수 있어요.
영유아는 탈수증이 더 잘 나타나고, 노인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사회복지시설 등 집단 시설에서는 집단 감염이 발생하기 쉬워요.
노로바이러스 예방법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해요. 흐르는 물에 비누를 사용해서 30초 이상 손을 깨끗이 씻으세요. 특히 화장실 사용 후, 기저귀 교체 후, 식품 섭취 또는 조리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해요.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으세요. 굴 제품 포장에 '가열조리용'이나 '익혀 먹는' 표시가 있으면 반드시 중심 온도 85℃에서 1분 이상 가열해서 섭취해야 해요.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약해서 가열 조리하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어요.
물은 끓여 마시세요. 식재료는 철저히 세척하고, 날음식과 조리된 음식 간 교차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리도구와 작업 공간을 청결하게 유지하세요.
생굴 먹을 때 특히 조심하세요
겨울철 인기 메뉴인 생굴은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의 주요 원인이에요. 2024년 한 해 동안 생굴 섭취 후 장염 증상으로 신고된 피해건수가 385건에 달했어요. 최근 3년간 같은 기간 평균 155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예요.
겨울이라 해산물이 안 상할 거라는 생각은 위험해요. 생굴, 조개, 회 등 익히지 않은 어패류나 수산물을 먹을 때는 특히 주의하세요.
감염자가 있을 때 주의사항
주변에 감염자가 있다면 접촉하지 않는 게 최선이에요. 감염자와 화장실을 같이 사용해야 한다면 세면대, 변기, 문손잡이 등을 염소 소독제로 소독하세요.
감염자의 구토물이나 분변에는 바이러스가 가득해요. 치울 때는 일회용 장갑과 앞치마를 착용하고, 소독액을 적신 종이타월로 덮어서 닦아낸 후 비닐봉투에 밀폐해서 버리세요.
감염자가 어린이집이나 학교 학생이면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없어진 후 최소 3일까지는 등원이나 등교를 피하세요.
감염됐을 때 행동요령
구토나 설사 증상이 있을 때는 요리를 하지 마세요. 화장실에서 용변이나 구토 후에는 변기 뚜껑을 꼭 닫고 물을 내리세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세요. 구토, 설사 증상이 멈추더라도 최소 2일은 휴식하세요.
감염된 사람은 회복 후 3일 정도 음식 조리에 참여하지 않는 게 좋고, 환자에 의해 오염된 식품은 폐기 처리해야 해요.
면역이 안 된다는 점도 알아두세요
노로바이러스는 한 번 감염됐다고 면역이 생기지 않아요. 종류가 28종이나 돼서 재감염될 수 있어요. 백신 개발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해요.
유전적 특성에 따라 심한 증상으로 발전하는 사람도 있어요. 한 번 걸렸다고 안심하지 말고 계속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게 중요해요.
겨울철 식중독 예방의 핵심
결국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예방의 핵심은 손 씻기와 음식 익혀 먹기예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음식은 익혀 먹기, 물 끓여 먹기를 생활화하세요.
겨울이라고 식중독 걱정이 없다는 생각은 버리세요. 오히려 겨울에 더 조심해야 할 식중독균이 있다는 걸 기억하시고, 위생 관리에 신경 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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