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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야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의 비밀

by 정보정보열매 2025.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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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이 된 오누이,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의 비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이 무시무시한 말을 모르는 분은 없으시죠? 어린 시절 부모님이나 할머니에게 들었던 이 이야기는 이불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게 만드는 무서움과 동시에, 마지막에 해와 달이 되는 신비로운 결말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어요. 오늘은 한국의 대표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깊은 산속 가난한 가족

옛날 옛적 깊은 산속에 홀어머니와 오누이가 살고 있었어요. 아버지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 혼자서 집에서 몇 고개를 넘어가야 나오는 먼 장터에 떡을 팔러 다니며 세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죠.

어느 날 어머니가 장터로 떡을 팔러 가게 되었어요. 어린 아이들만 두고 가려니 마음이 놓이지 않았어요.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신신당부했죠.

"내가 올 때까지 아무한테도 문을 열어주면 안 된다. 알았지?"

오누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어머니는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장터로 향했어요.

고개마다 나타난 호랑이

해가 뉘엿뉘엿 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 무렵, 어머니는 장에서 떡을 팔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팔다 남은 떡을 머리에 이고 첫 번째 고개를 넘는데, 그만 호랑이가 앞을 가로막았어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어머니는 벌벌 떨며 떡을 하나 던져주었어요. 호랑이는 떡을 받아먹고 물러났죠. 어머니는 안도하며 발걸음을 재촉했어요.

그런데 두 번째 고개에서 또 호랑이가 나타났어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어머니는 또 떡을 던져주었어요. 세 번째 고개, 네 번째 고개... 고개를 넘을 때마다 호랑이는 나타나 떡을 요구했고, 어머니는 그때마다 떡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어요.

마침내 마지막 고개에 이르렀을 때, 떡은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 호랑이가 또 나타나 떡을 달라고 했지만 줄 떡이 없었죠.

"떡이 없으면 팔을 내놔라."

어머니는 할 수 없이 팔을 내어주었어요. 그래도 호랑이는 물러나지 않았어요. 다리를, 그리고 결국... 탐욕스러운 호랑이는 어머니를 잡아먹고 말았어요.

어머니로 변장한 호랑이

하지만 호랑이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배가 여전히 고팠던 호랑이는 오누이까지 잡아먹으려고 마음먹었죠. 호랑이는 어머니의 옷을 입고 머릿수건을 두른 뒤 오누이가 있는 집으로 찾아갔어요.

"얘들아, 엄마 왔다. 문 열어라."

집 안에서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던 오누이는 귀를 쫑긋 세웠어요. 그런데 목소리가 이상했어요.

"우리 엄마 목소리가 아니에요!"

호랑이가 대답했어요. "찬바람을 쐬고 오니까 목소리가 변했구나."

오누이는 의심이 풀리지 않았어요. "그럼 손을 보여주세요."

호랑이가 문구멍으로 손을 내밀었어요. 그런데 그 손은 털이 북실북실한 호랑이 앞발이었어요.

"우리 엄마 손이 아니에요! 털이 이렇게 많지 않아요!"

호랑이는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대답했어요. "오늘 밭일을 많이 해서 손이 거칠어졌단다."

일부 이야기에서는 호랑이가 집에 들어와 막내를 먼저 잡아먹기도 해요. "무 깎아 먹는 소리"라고 속이면서요. 그 소리를 들은 오누이는 이제 확실히 알았어요. 밖에 있는 건 어머니가 아니라 호랑이라는 것을요.

나무 위로 도망친 오누이

오누이는 뒷문으로 몰래 빠져나와 마당에 있는 커다란 나무 위로 재빨리 올라갔어요. 호랑이가 집 안으로 들어왔을 때 아이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죠.

호랑이는 아이들을 찾아 집 안팎을 헤맸어요. 그러다 우물가에 이르렀는데, 물에 비친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했어요.

"어? 너희들 어떻게 물속에 들어갔니?"

호랑이는 덤벙덤벙 우물 속으로 뛰어들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아이들은 없었죠. 그때 참지 못한 여동생이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어요. 호랑이가 위를 올려다보니 나무 위에 오누이가 있는 게 아니겠어요!

"너희들 어떻게 올라간 거냐?"

오빠가 꾀를 냈어요. "참기름을 나무에 바르고 올라왔어요."

호랑이는 부엌으로 달려가 참기름을 찾아 나무에 바르고 올라가려 했어요. 하지만 미끄러워서 도무지 올라갈 수가 없었죠.

그것을 보고 여동생이 그만 진실을 말해버렸어요. "호랑이야, 도끼로 나무를 찍으면서 올라오면 돼!"

오빠가 여동생을 나무랐지만 이미 늦었어요. 호랑이는 도끼를 찾아 나무를 콕콕 찍으며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점점 가까워지는 호랑이를 보며 오누이는 두려움에 떨었어요.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었어요. 오누이는 두 손을 모아 하늘에 간절히 빌었어요.

"하느님, 저희를 살려주시려면 새 동아줄을 내려주시고, 죽이시려면 썩은 동아줄을 내려주세요."

그러자 하늘에서 튼튼한 새 동아줄이 스르르 내려왔어요. 오누이는 동아줄을 꼭 잡고 하늘로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호랑이도 나무 위에서 하늘을 향해 빌었어요. "하느님, 저를 살려주시려면 새 동아줄을 내려주시고, 죽이시려면 썩은 동아줄을 내려주세요."

그런데 호랑이에게 내려온 것은 썩은 동아줄이었어요. 호랑이는 그것도 모르고 좋아하며 동아줄을 타고 올라갔어요. 한참을 올라가던 중, 뚝! 썩은 동아줄이 끊어지고 말았어요.

호랑이는 그대로 땅으로 떨어졌어요. 마침 그 아래에는 수숫밭이 있었는데, 호랑이가 떨어지면서 피가 수숫대에 물들었대요. 그래서 지금도 수수의 줄기가 붉은색을 띠게 되었다고 해요.

해와 달이 된 남매

하늘나라로 올라간 오누이는 하느님을 만났어요. 하느님은 오누이에게 말씀하셨죠.

"오빠는 해가 되고, 여동생은 달이 되어라."

그런데 여동생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어요. "저는 밤이 무서워요. 어두운 밤에 홀로 있기가 두려워요."

하느님은 여동생의 마음을 헤아려 역할을 바꿔주셨어요. 그래서 오빠는 달이 되고, 여동생은 해가 되었어요.

그런데 해가 된 여동생은 수줍음이 많았어요. 낮에 사람들이 자꾸 자기를 쳐다보는 게 부끄러웠죠.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을 똑바로 보지 못하도록 아주 밝은 빛을 내뿜게 되었대요. 그래서 지금도 우리가 태양을 바라보면 눈이 부셔서 제대로 볼 수 없는 거예요.

달이 된 오빠는 밤마다 세상을 비추며 동생을 지켜보고 있어요. 그리고 해가 된 여동생은 낮마다 세상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답니다.

이 이야기가 전하는 것

'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단순한 전래동화가 아니에요. 원래는 해와 달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설명하는 신화였다고 해요.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이 듣기 좋은 동화로 바뀌었죠.

이 이야기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어요. 호랑이의 위협을 피해 나무 위로, 그리고 하늘로 올라가는 오누이의 여정은 어린아이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상징해요. 마지막에 해와 달이 되어 세상을 비추는 존재가 된 것은 스스로 빛을 내는 어른으로 성장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흥미롭게도 비슷한 이야기가 전 세계에 퍼져 있어요. 서양의 '빨간 모자'나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도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죠. 무서운 존재(늑대나 호랑이)가 약한 존재를 위협하고, 지혜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이야기 말이에요.

다만 결말은 조금 달라요. 서양 동화에서는 늑대가 배를 갈라 삼켜진 사람을 구출하는 반면, 한국의 이야기에서는 오누이가 하늘로 올라가 해와 달이 돼요.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이런 '상향식' 이야기는 한국 신화의 특징이라고 해요.

겨울밤이 길어지는 요즘, 하늘의 달을 보면서 이 이야기를 떠올려보세요. 저 달이 된 오빠가 밤새 세상을 지켜보고 있고, 내일 아침이면 해가 된 여동생이 다시 세상을 환하게 비춰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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